자본주의의 동력 (생각에 관한 생각)
- 책 <생각에 관한 생각>을 거의 다 읽어간다. 함께 읽는 사람들이 있기에 끝까지 올 수 있었다.
- 지금까지 읽은 부분 중 특히 인상 깊었던 챕터는 24장 ‘자본주의의 동력(The Engine of Capitalism)’이다.
- 나는 세상이 “그냥” 돌아가는 게 아니라, 사람들의 심리적 경향 위에서 꽤 체계적으로 굴러간다는 설명을 볼 때 희열을 느끼는데, 이 장이 딱 그랬다.
- 낙관과 과신을 무조건 비판하지 않고, 혁신을 밀어주는 추진력인 동시에 손실을 키우는 위험이라는 양면성으로 다룬 점이 특히 좋았다.
- 솔직히 이런 공감은 내 확증 편향일 수도 있다. 내가 막연히 느끼던 감각을, 저자가 더 탄탄한 사례와 논리로 정리해 준 것처럼 받아들여서 기분이 좋았다.
- 그래도 이 장이 준 수확은 분명하다. “낙관을 버리자”가 아니라 “낙관을 다루자”로 관점이 바뀌었다. 추진력은 살리되, 중요한 결정 앞에서는 과신인지 한 번 짚어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간단한 요약
이 내용이 눈길을 끈다면 24장 전체를 읽어봐도 만족스러울 것이다. 좋은 사례와 통찰이 가득하다.
-
24장은 계획 오류(planning fallacy)를 더 큰 틀로 확장한다. 인간은 전반적으로 낙관 편향(optimistic bias)이 있고, 이것이 의사결정에서 가장 강력한 편향 중 하나라고 말한다.
- 세상은 실제보다 더 안전하고 호의적으로 보이고
- 나는 실제보다 더 유능해 보이며
- 목표는 실제보다 더 달성 가능해 보이고
-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는 감각이 과장돼 낙관적 과신(overconfidence)으로 이어진다
-
낙관은 개인에게는 이득(행복, 회복탄력성, 건강 등)이 많지만, 의사결정에서는 “축복이자 위험”이다.
- 적당한 낙관은 실행을 돕고
- 과도한 낙관은 위험을 흐리게 만든다
-
사회를 크게 움직이는 사람들(발명가, 창업가, 리더)은 평균보다 낙관적이고 과신적일 가능성이 높다.
- 도전과 위험 감수를 선택하고
- 자신감으로 자원을 모으고(투자, 지원, 팀 사기)
- 실행을 밀어붙이는 추진력이 된다
- 하지만 성과에는 실력만큼이나 운(luck)이 섞이는데, 우리는 운의 역할을 과소평가하기 쉽다
-
많은 창업가와 조직은 통계를 알면서도 “나는 예외”라고 느끼는 경향이 있다.
- 여기서 중요한 키워드가 기저율(기본 성공 확률, base rate)과 외부 관점(outside view)이다
- 내 계획이 아니라, 비슷한 사례들이 실제로 어떻게 되었는지를 기준으로 보는 관점이 잘 떠오르지 않는다
-
이 장은 특히 경쟁 망각(competition neglect)을 강조한다.
- 우리는 내 계획, 내 역량, 내가 아는 정보에만 집중하고
- 경쟁자들의 움직임, 시장 변화, 내가 모르는 변수를 과소평가한다
- 그 결과 “내가 잘하면 된다”는 통제의 환상(illusion of control)과 과신이 강해진다
- 이 경향은 “보이는 것만 전부라고 믿는 심리(WYSIATI, What You See Is All There Is)”와 맞물린다
-
과신은 개인의 성격 문제가 아니라, “전문가”와 “조직”에서 구조적으로 강화되기도 한다.
- 예측이 잘 맞지 않는 상황에서도, 사람들은 자신이 틀릴 수 있다는 폭을 지나치게 좁게 잡는다
- 게다가 조직 문화는 “모르겠다”를 싫어해서, 불확실성을 솔직히 말하는 사람이 손해를 보는 환경이 생긴다
-
그래서 카너먼이 제안하는 부분적 해법이 실패사전점검(premortem)이다.
- 결정 직전에 “1년 뒤 이 계획이 대참사로 끝났다고 가정하고, 그 이유를 써보자”라고 한다
- 장점:
- 이미 마음이 기운 팀에서 생기는 집단사고(groupthink)를 완화하고
- 의심을 ‘불충’이 아니라 ‘정상적인 작업’으로 만든다
- 놓쳤던 리스크를 적극적으로 끌어낸다
-
결국 “자본주의의 동력”이란,
- 다수에게는 손실을 남길 만큼 끈질기고 비용이 큰 낙관과 과신
- 소수에게는 혁신을 만들어내는 추진력이 동시에 존재하는 구조를 말한다
우리? 적어도 내가 할 수 있는 것들
- 이 장을 읽으면서 “죽은 자는 말이 없다”는 말이 떠올랐다. 성공 사례는 크게 회자되지만, 실패한 시도는 조용히 사라진다. 내가 보고 듣는 이야기들이 현실을 왜곡할 수 있음을 잊지 않으려 한다.
- 동시에, 내가 공감하는 만큼 그게 확증 편향일 수 있다는 점도 같이 경계하고 싶다. “맞아, 내 생각이 맞았어”라는 쾌감이 들 때일수록 한 번 더 의심해보자.
-
외부 관점으로 다시 보기(inside view에서 빠져나오기)
- 지금 내 계획이 그럴듯해 보이는 이유는 내부 관점에만 오래 머물렀기 때문일 수 있다.”
- 비슷한 사례들을 찾아 “대부분 실제로 어떻게 됐지?”를 먼저 확인한다.
- 내 자신감이 아니라, 유사 사례의 실제 결과를 출발점으로 둔다.
-
기저율부터 확인하기(기본 성공 확률)
- “내가 잘할 것 같다”보다 먼저 “이 종류의 시도는 보통 얼마나 성공하지?”를 묻는다.
- 성공 확률은 높게, 비용과 기간은 낮게 잡는 내 기본 경향을 견제한다.
- 필요하면 초안 자체를 보수적으로 조정한다(기간과 비용에 완충 구간 두기).
-
실패사전점검으로 리스크 꺼내기(premortem)
- “1년 뒤 실패했다고 가정하면, 원인은 뭐였을까?”를 써본다.
- 불안만 키우지 말고, 실패 이유를 구체 항목으로 만든다.
- 그중 상위 2, 3개는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조치로 바꾼다.
-
낙관은 실행에 쓰고, 의사결정에서는 분리하기
- 추진력은 필요하다. 다만 결정을 내릴 때는 낙관이 아니라 근거가 필요하다.
- 내가 시도해보고 싶은 분리:
- 결정 단계: 외부 관점, 기저율, 실패사전점검으로 최대한 냉정하게
- 실행 단계: 낙관과 자신감으로 꾸준히 밀고 가기
- 이 책은 “내가 더 똑똑해지는 책”이라기보다 “내가 어떤 방식으로 틀릴 수 있는지 아는 책”처럼 느껴졌다.
- 중요한 결정을 앞두면 이 책을 한 번 펼쳐서 훑어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