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문고 앱 때문에 위쳐3가 크래시났어요

위쳐3에 크래시가 났다. 한 나절을 씨름한 끝에 찾은 범인은, 교보문고 앱이었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교보문고 이북 앱을 설치할 때 같이 설치된 Fasoo DRM(Digital Rights Management, 복사 방지 프로그램) Client였다.
22번의 삽질
Steam에서 위쳐3를 설치하고 실행했는데, 런처가 "graphics driver is out of date"라는 경고를 띄웠고 게임도 실행되자마자 크래시했다. 당연히 드라이버 문제라고 생각했다.
그래픽카드 드라이버 재설치. 실패. Intel 드라이버 재설치. 실패. 게임 61GB 통째로 재설치. 실패. Windows Update 패치. 실패. 한 나절을 쏟아서 총 22번을 시도했다. 그 동안 크래시 리포트 폴더에는 .dmp 파일(크래시 당시의 메모리 스냅샷)이 계속 쌓였다.
크래시 덤프를 열어보다
22번째 실패 후에야 크래시 덤프를 열었다. Python으로 .dmp 파일을 분석해서, 크래시 지점이 게임에 로드된 어느 프로그램 조각(모듈)에 속하는지 대조했다. 10분 만에 답이 나왔다.
Crash Module: f_sps.dllCrash Module: f_sps.dll152개 로드된 모듈 중, 크래시를 일으킨 건 f_sps.dll이라는 낯선 파일이었다. .dll(Dynamic Link Library)은 .exe처럼 Windows 파일 확장자인데, 여러 프로그램이 공유하는 코드 조각이 담긴 파일이다.
범인은 교보문고였다
f_sps.dll은 Fasoo DRM의 화면 보호 모듈이다. Fasoo는 한국의 문서보안 기업인데, 이 DRM 클라이언트가 교보문고 전자책 앱(e서재) 에 번들로 포함되어 있다.

문제는 작동 방식이다. 이 DRM은 Windows 부팅 시 자동으로 시작해서, 실행 중인 모든 프로그램에 감시용 코드를 주입한다. 전자책 뷰어든, 게임이든 가리지 않는다. 위쳐3 프로세스 안에서 이 DRM 코드가 잘못된 메모리 접근을 일으켜 크래시가 난다.
증상이 그래픽 드라이버 문제와 완전히 똑같다. 검정 화면 먹통. Crashed! 그래서 22번 동안 드라이버 쪽만 팠다.
해결
교보eBook과 Fasoo DRM Client를 삭제하고 재부팅하니 위쳐3가 정상 실행됐다. 나중에 검증을 위해 교보eBook을 다시 설치했더니 동일한 크래시가 재현됐다.
이 글에서는 핵심만 추렸다. 이 트러블슈팅은 Claude Code와 함께 진행했다. 22번의 시도 전체 기록, 크래시 덤프 분석 방법, 22번이나 걸린 이유를 분석한 포스트모텀은 전체 트러블슈팅 기록에 남겨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