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봤을 때는 독일에서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봤었다. 그때도 많이 울었다. 펑펑 운 것은 아니고 중간중간 북받쳐 오르는 구간이 많았다. 애틋하고 너무 평화롭고 인간다운 모습과 풍경을 많이 봤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번에도 그랬다.
줄거리는 5년도 지나서 봤기 때문인지 대부분 새로웠다. 이런 이야기도 있었구나, 아하 어렴풋이 기억나는 듯 하면서도... 하면서 1시간 40분 남짓한 시간이 금방 흘렀다.
마녀가 어떤 식으로 받아들여지는지 구체적으로 보여주지 않고 될 수 있으면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게 멋졌다.
챙겨주려는 할머니도 시큰둥한 딸도 충분히 자연스럽다.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많고 운이 좋은 게 '현실적'이지 않을 수 있지만 뭐 어떠랴? 그건 중요한 게 아니다.
지브리 특유의 인물들이 보여주는 쓸데없는 동작(부산스러워 보이는 듯한 행동?)이 사랑스러웠다.
갖고 있던 특별한 능력을 잃어버렸을 때 고민하는 설정은 영화 <스파이더맨: 홈커밍>의 스파이더맨을 떠올리게 했다. 하지만 키키는 슈트(능력)를 잃은 채로 고군분투한 스파이더맨과 달리 화가와 시간을 보내고 친구를 구하고자 마음먹었을 때 능력을 되찾는다.
키키가 나는 능력이 없는 채로 친구를 구하는 장면이 나오면 어땠을까? (아니면 이런 장면? "키키, 너 날지 못한다면서 어떻게 가려고?", 잠깐 고민하는 키키, 하지만 이내 자리를 박차고 나간다)
여담: 딸에게 음식을 배달하려는 할머니 집에서 전기 오븐이 고장나고 돈만 받고 떠날 수도 있었는데 키키가 장작으로 오븐에 불을 떼고 음식을 완성시켜주는 장면에서 고객중심 가치가 떠올랐다.
단기적으로는 키키는 수고비(또는 배달비)만 받고 떠날 수도 있었지만, 키키는 고객의 문제에 집중했다. 배달이라는 기능/역할에서 벗어나 할머니의 문제(딸 생일파티에 파이를 제 시간에 보내고 싶음)를 해결하는 데 집중했다. 결국 나중에 배달을 하긴 했지만 그 전 단계인 파이를 완성시킨 것이다.
그 이후에 딸과 할머니 사이를 관례적으로 어떻게 했다는 것은 나오지 않지만서도. 훌륭한 에피소드였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