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어디까지나 내 경험에서 출발한 결론이다. 누구에게나 맞는 정답이라기보다, 나에게 잘 맞았던 방식에 대한 기록에 가깝다.

나는 아침 5시에 일어난다. 내가 일찍 일어나는 이유는 아침을 자유 시간으로 사용하고 싶어서다. 자유시간은 언제 쓰는 게 더 좋은가. 퇴근하고 난 뒤일까? 아니면 출근하기 전일까? 둘 다 장단이 있다. 하지만 나에게 더 맞는 것은 아침이었다. 아침에 자유 시간을 보내는 게 나에게 더 이득이었다. 자유 시간을 ‘일과가 끝난 후’에 보낼 때와, ‘일과 시작 전’에 보낼 때 그 구조와 마음가짐이 확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밤: #무한 #보상 vs. 아침: #유한 #준비

나는 자유시간을 사용하는 시점을 ‘속성’과 ‘마음가짐’으로 나눠서 설명해볼 요량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밤의 속성은 나를 ‘보상 모드’로 끌고 가고, 아침의 속성은 나를 ‘준비 모드’로 데려온다. 결국 마음가짐은 의지보다 환경을 더 많이 닮는다.

밤의 속성: “아직 충분한 시간이 있다”는 착각

퇴근을 하고, 저녁을 먹은 다음에 할 일을 하다 보면 금방 밤이 된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이런 마음이 솟구친다. “오늘 하루 고생했으니 좀 쉬자.” 이제 하고 싶은 것을 하는 자유 시간이다. 오늘 고생한 나에게 보상을 주고 싶다. 만약 이 글을 읽는 사람이 “딱 1시간만 보상 받고 칼 같이 잔다”를 매일 할 수 있다면, 솔직히 이 글은 더 읽을 필요가 없다. 자기 통제가 매우 뛰어난 사람이니까.

하루는 24시간이고 출근 시간은 정해져 있다. 자는 시간은 줄일 수 있다. 당장 30분, 1시간 정도는 늦게 자도 되지 않을까? 나는 당연히 이렇게 생각한다. 그 정도 덜 자도 나는 충분히 내일 잘 보낼 수 있는데. 이 낙관적이고 어리석은 친구는 1시간 뒤에도 똑같이 자신을 기만하리라. 다음 날 피곤에 절어 있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아침의 속성: 출근은 해야지

반대로 아침은 한계가 분명하다. 적어도 8시부터 준비하거나, 늦어도 9시에는 일과를 시작해야 한다. 이 마감이 불편하지만 동시에 나를 지켜준다. 아침의 시간은 “언제까지나”가 아니라 “정해진 시간까지”다. 근무 시간을 줄일 수는 없지 않은가?! 그래서 아침에는 시간을 무리하게 늘릴 여지가 적다.

게다가 아침에는 이미 잠을 확보한 상태로 시작한다. 밤처럼 “잠을 깎아서 시간을 늘리기”가 잘 성립하지 않는다. 그래서 아침의 자유 시간은 이상하게도 과해지기 힘들다. 아침은 내가 나를 속일 여지가 적은 시간대다.

고생을 보상 받는다 vs 오늘을 잘 준비한다

이 속성 차이는 마음가짐까지 바꾼다. 밤의 자유 시간이 “보상”이라면, 아침의 자유 시간은 “준비”에 가깝다. 보상은 오늘을 끝낸 뒤에 주는 선물이고, 준비는 앞으로 시작될 하루를 더 잘 만들기 위한 작업이다. 신기하게도 준비에는 묘하게 기분 좋은 결이 있다. 여행을 앞두고 계획을 세울 때처럼, 아직 시작하지도 않은 하루를 낙관적으로 상상하기 쉽다. 무엇보다 아침에는 출근까지 남은 시간이 있다. 그 여유가 나를 편안하게 만든다.

그래서 나는 아침에 놀아도 죄책감이 덜 든다. 이미 수면을 확보했다는 안정감이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뭔가 생산적인 일을 해도 덜 힘들다. 잠을 충분히 자고 시작하니 에너지 상태가 다르다. 같은 활동을 해도 밤보다 부담이 덜하고, 마음이 덜 초조하다.

가끔 이런 생각도 한다. “이 마음가짐을 퇴근 후에도 만들 수 있다면,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도 괜찮지 않을까?” 이론적으로는 가능할지 모른다. 하지만 적어도 나에게는 아침이 그 마음가짐을 만들기 훨씬 쉬운 환경이었다. 아침은 속성상 ‘준비 모드’로 들어가기 쉬운 시간대다. 그래서 나는 이 방식이 나에게 최적화되어 있다고 느낀다.

주변 사람들의 반응은 보너스

여기에 덧붙여, 지속을 돕는 보너스도 있다. 아직까지 사회 전반에는 “일찍 일어나는 사람”을 긍정적으로 보는 분위기가 있다. "일찍 일어나신다고요? 대단하시네요!" 내가 스스로를 칭찬하기도 쉬워지고, 주변에서도 의외로 좋은 반응이 돌아올 때가 많다.

그런데 이 생활을 유지하려면, 사실 ‘일찍 일어나는 것’만큼 ‘일찍 자는 것’도 중요하다. "그렇다면 언제 주무시나요? 그것은 ..." 이 부분은 내가 일찍 일어나는(자는) 방법에 따로 정리해뒀다.

물론 이건 본질이 아니다. 나는 외부 평가를 어쩌다 비추는 따스한 햇살이나 산들 바람으로 취급하려고 한다. 사회적 동물이므로 어쩔 수 없이 바라게 되겠지만 좋은 날씨는 내가 통제할 수 없고 의존했을 때 흔들리기 쉽다. 그러니 이것만 추구하면 고통스러워진다. 나는 고통스럽고 싶지 않다.

그래서 나는 일찍 일어나려고 한다

정리하면, 내가 일찍 일어나는 이유는 결국 하나로 수렴한다. 내 자유 시간을 ‘보상’의 밤에만 두지 않고, ‘준비’의 아침으로 옮기고 싶어서다.

밤은 경계가 흐릿해서 “아직 시간이 있다”는 착각이 쉽게 붙고, 그 착각은 수면을 조금씩 갉아먹는다. 반대로 아침은 출근이라는 마감이 있어서 끝이 분명하다. 그래서 시간을 과하게 쓰기 어렵고, 이미 잠을 확보한 상태로 시작하니 마음도 덜 흔들린다. 같은 자유 시간이라도 밤에서는 보상 모드로 흐르기 쉽고, 아침에서는 준비 모드로 들어가기 쉬웠다. 적어도 나에게는 그랬다.

주변의 긍정적인 반응은 보너스일 뿐이다. 나는 그것에 의존하기보다, 아침이 가진 속성과 마음가짐의 차이를 이용해서 이 리듬을 유지하려고 한다.

다음 글에서는 더 현실적인 질문을 다루고 싶다. 그럼 어떻게 하면 일찍 잘 수 있을까? 일찍 자기 위해 필요한 팁, 마음가짐, 그리고 환경을 나만의 방식으로 정리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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